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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들을 위한 도시

No. 17
 

죽은 자들을 위한 도시

이동원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죽어감의 과정이 길어짐에 따라 개개인의 삶에서 죽음은 멀어져가고 있다. 죽음의 숭고함보단 이를 어떻게 소비하는 지가 중요해진 사회에서 이 땅의 죽음은 더 이상 거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임종을 앞둔 노인들이 마주하는 인생의 마지막 공간은 어디일까. 무려 73.6%의 노인이 병원에서 마지막을 보내게 된다. 현실적 문제로 인해 우리의 마지막 공간을 바꿀 수 없기에 숭고한 죽음을 맞이할 공간이자 죽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트리거가 될 수 있는 ‘죽은 자들을 위한 도시’를 설계했다.
상징적 안치가 현실로 다가올 근미래에서 웅장하거나 화려한 장묘건축이 아닌 고인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개개인을 위한 메모리얼 건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건축가의 역할은 장례식, 장례전시 그리고 죽음 이후의 삶을 설계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주고 애도의 공간을 건축적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며 일반 시민들에게는 죽음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색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죽음이 예고되고 찾아오지 않는 것처럼 그리고 극복할 수 없는 것처럼 ‘죽은 자들을 위한 도시’는 죽음에 저항하지 않고 바라볼 수 있는 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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